인스턴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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관리자 2021-08-10
쇠고기를 잴 때 양념장에 버무리거나 적셔두거나 하면 한결 간편하다. 한데 우리 옛 어머니들은 낱낱이 앞뒤를 뒤집어가며
양념장을 골고루 빈틈없이 손가락끝으로 칠하기에 품이 많이 든다.
손가락맛을 빈틈없이 들인다 하여 이를 '맛손들인다'라고 했다. 그토록 오랜 시간을 들여 미나리나 콩나물을 다듬는 것도 맛
손 들인다 하고, 김에 들기름을 칠할 때도 맛손들인다고 한다. 맛손이 많이 갈수록 그 음식은 연하고 별미가 난다고 알았던
것이다.
과학적인 어떤 근거가 있는지는 모르나 손가락끝에서 맛이 베어나지 않는 이상, 맛의 차원에서 생겨난 생활습속은 아닌 것
같다.
우리 전통적인 요리철학이 있다면, 그것은 요리의 결과보다 요리하는 과정에 보다 뜻을 두고 그 과정에서 얼마나 정성을 많이
들였는가 하는 정신적 가치에 보다 큰 비중을 두었었다.
뚝배기 된장 하나 끓이는 데도 이 과정을 중요시했다. 같은 숯불도 불길이 센 '무화, 불길이 은은한 '문화'가 있고 재로 덮어둔
'여화가 있는데, 된장찌개는 문화로 서서히 오랫동안 달구어야 제 맛이 난다.
"된장맛으로 이불 속의 며느리를 들여다본다"는 속담은 바로 된장 끓이듯 하는 정성으로 이불속의 은밀한 정사를 유추한 것일
게다.
품과 정성을 들이는 음식으로 부부간의 사랑이나 모자의 사랑을 북돋았던 것이다. 그 라는 이름의 책이 올 연초에 유럽에서 화제
가 되고 있다 한다.
1백여 권의 명작을 남긴 영국의 80대 노작가 카트랜드 여사가 지은 것으로 인스턴트 식품에 대한 심리학적, 문명사적 비평을 한
책이다.
음식에 정성을 들일 수 있는 '과정'을 증발시킨 인스턴트 식품을 많이 먹는 가정일수록 이혼이나 자녀등의 가정폭력이 심하고, 또
인스턴트 식품을 선호하는 나라일수록 가정이 반비례해서 덜 화목하고 가정파괴율이 높다는 것이다.
인스턴트 식품은 통조림까지도 거부하는 프랑스 가정이 그것을 즐겨 먹는 영국이나 미국의 가정보다 부부간이나 모자간이 화목한
것도 그 때문이라 했다.
이는 음식 만드는 것으로부터 유리돼가는 한국의 주부들에게 경종이요, '맛손들인다'는 우리의 심오한 전통의 재발견이기도 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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